처음 ooo간(공공공간)을 소개 받았을 때, 폰트가 호환이 안되 ooo으로 표시된 줄 알았다. 그러나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우리 삶의 O간은 우리가 어떻게 채워넣고 나누느냐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비어있는' 곳이며 무한 창의의 곳간이다. 한국의 봉제산업 현장은 50년 이상 풀리지 않는 한국의 노동, 정치, 경제, 사회문제의 액면 그대로를 간직한 시대물의 셋트 같은 곳이다. 남들은 IT산업이 어떻고 미래성장산업을 떠들 때 전태일의 후배들은 비탈진 창신동 골방에서 여전히 웅웅거리는 미싱을 돌리고 있었다. 그 어찌할 수 없이 갑갑하고 '낙후된' 공간에서, 젊은 화가들은 새로운 oo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들 봉제 장인들과 새 길을 열었다. 어린이 미술교육에서 시작해 마을 간판사업, 짜투리로 버려지는 헝겊조각을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 사업(제로웨이스트)에 이르기까지...
Filmed by Chungyoung Pyo
Changsin-dong, Seoul
약 2000여개의 소규모 봉제 공장이 퍼져 있는 곳으로 동대문과 인접해 있다. 70년대 노동 운동 이후 동대문 평화 시장에 있던 봉제 공장들은 근처의 주거지역으로 흩어져 들어갔고, 창신동에는 지금도 주민의 70%가 봉제 산업에 종사한다. 주로 2-3인의 소규모 인원으로 부부나 지인들이 하나의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창신동의 소규모 봉제 공장에서는 동대문에서 소비하는 카피 상품 혹은 단기 계절 상품 등을 제작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창신동 곳곳에서 쓰레기 봉지 안에 버려진 작은 원단 조각들을 통해서 유행하는 색과 패턴을 알 수 있다. (OOO간)
참고: [노동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2012, 최장집), [창신동 라디오, 동대문 그여자 김종임] (이진순의 열림) [창신동 마을을 걷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